한돈인증과 국산김치 등 식재료와 인테리어, 서비스 개선을 통해 돼지고기집의 고급화를 내세우고 있는 하남돼지집.
[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 일찍이 돼지고기의 맛에 반해 일명 ‘돼지테리언(돈식주의자)’를 자처하는 필자가 찾아낸 전국의 한돈 맛집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식재료의 값에 맞춰 식탁의 계급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신선한 나물 푸성귀 일색의 차림이 스테이크 코스에 견줘 절대 누추하지 않다. 당연히 돼지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다만 식사를 할 때 어수선한 것보다 좀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은 것은 당연하다. 맛있고 신선한 고기는 물론, 정갈하고 깔끔한 상차림에다 참숯 초벌구이, 게다가 값비싼 한우 갈비집처럼 전문가의 솜씨로 구워주고 잘라준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다.
그런 곳이 있다. ‘하남돼지집’. 국민 먹거리인 삼겹살을 비롯,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돼지고기 구이집의 고급화를 선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남돼지집은 저온 숙성한 우리 돼지 한돈 냉장육만 사용하는 한돈 인증점으로 국산김치와 참숯 등 고급화·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미리 참숯에 초벌구이해서 내오는 하남돼지집의 ‘특별한판 600g’. 항정살, 갈매기살, 가브리살을 모았다.
28일 찾은 곳은 하남돼지집의 176개 매장 중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하남돼지집 일산라페스타점’이다. 하늘로 폴폴 치솟는 연기가 증명하듯 고양시의 대표 ‘먹자골목’에서도 단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곳이다. 늦은 토요일 밤이라 그 열기는 더했다. 대기석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운좋게 야외테라스석에 앉을 수 있었다.
먼저 주문한 것은 항정살, 갈매기살, 가브리살 등 3가지 명품 부위가 한데 나오는 ‘특별한판 600g(5만원)’과 시그니처 메뉴인 생삼겹살(1만3000원)이다. 두꺼운 불판이 오르고 반찬이 등장했다. 고급 한정식 상에서나 볼 수 있던 명이나물과 국산배추김치, 상추 등이다. 고기는 초벌실에서 참숯에 구워 나온다. 두꺼운 냉장육을 센 숯불에 익혀내고 다시 불판에 구워서 한입 크기로 잘라주니 고깃집 특유의 번잡스러움이 없어 좋다. 일행 중 누군가 한 명은 식탁을 책임지고 고기를 굽지않아도 되니 말하는 도중 대화가 끊길 일 없다는 얘기다.
하남돼지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생삼겹살. 김치와 곁들여먹으면 훌륭한 맛의 조화를 이룬다.
특수부위부터 맛을 봤다. 육즙을 가득 머금은 뜨거운 항정살은 입안에서 툭 터지며 고소한 맛을 터뜨린다. 갈매기살은 진한 육즙을 내고 가브리살은 씹을수록 단맛을 낸다. 냉장 신선육이 익을 떼 흐르는 맑은 기름에 김치를 구워 함께 먹으면, 진한 고기맛과 새콤한 김치 맛이 함께 어우러져 맛의 훌륭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정갈한 반찬에도 따로 젓가락이 가지 않을 정도다.
하남돼지집이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삼겹살은 부드럽고도 쫄깃하다. 센불로 양쪽을 구워내 탱글한 저작감을 내는 표면 속엔 고소한 기름과 진한 육즙이 마치 만두처럼 들어앉았다. 가만보니 숯불 맛도 서렸다. 시원한 소주 한잔을 부르는 맛이다.
하남돼지집 어무이찌개는 칼칼한 고추장에 애호박과 감자, 두부, 돼지고기를 넣고 팔팔 끓여내 멋진 마무리를 시켜준다.
돼지고기와 애호박, 감자를 넣고 고추장으로 한소끔 끓여낸 어무이찌개는 식탁의 마지막 마무리를 멋지게 돕는 조력자다. 맛좋은 고기와 정돈된 분위기 속에 식사를 겸한 술자리가 한권의 단편소설처럼 기승전결을 이루며 끝나 버렸다. 정신적 포만감마저 준 ‘근사한 저녁’으로 기억에 남았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 맛있는 한돈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는 하남돼지집 일산라페스타점.
출처 : 스포츠서울 (2016.05.29)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397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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