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한돈정보 돼지이야기

"버크셔 앞다리·얼룩돼지 등심 주세요"

2017-06-01
첨부파일(0)

 

"우리 돼지 한돈 주세요." TV나 라디오에서 국산 돼지고기를 홍보하는 문구다. 한돈(韓豚)은 국내에서 생산된 돼지를 뜻하나, 한우(韓牛)처럼 한국 고유의 품종은 아니다. 우리가 먹는 돼지는 몇 년 전까지 삼원교배종(요크셔·두록·랜드레이스를 교잡한 돼지 품종. YDL이라고 부르기도 함)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지리산 일원의 경남 산청·전북 남원과 제주 흑돼지 등 재래종이 일부 있지만 사육 두수가 많지 않다. 삼원교배종은 요크셔의 우수한 성장성, 랜드레이스의 출산 능력, 두록의 맛을 가진 품종이다. 국내 생산되는 거의 모든 돼지가 YDL이다 보니, 돼지고기는 'XX 포크' '△△ 포크' 등 어떤 사료를 먹이느냐, 항생제를 사용하느냐 여부 등 사육 방법으로 차별화했다.

최근 맛이 뛰어난 돼지 품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돼지고기 시장이 '맛'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품종으로 버크셔, 두록, YBD 등 국내에서 사육한 품종에 멀리 스페인에서 온 이베리코 돼지가 가세하면서 브랜드 경쟁에서 다양한 '맛'의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품종이 다양화하면서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또한 앞다리살이나 뒷다리살도 맛이 좋아 삼겹살만 고집할 이유도 사라졌다. 앞으로 돼지고기 살 때 "버크셔 앞다리살 주세요" "얼룩돼지 등심 주세요" 해보자. 품종을 말하는 순간 보이지 않던 맛의 유리천장이 깨질 것이다.

■버크셔(Berkshire): 1800년대 영국의 재래종과 중국 샴 돼지를 교배해 개량한 돼지다. 1905년 한반도에 처음 도입됐고, 현재는 남원 다산육종에서 사육한다. 버크셔는 '육백(六白)'이라 불리기도 한다. 머리·네 다리·꼬리 이렇게 여섯 부위가 하얗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모양과 색깔뿐 아니라 고기의 씹는 맛이 다른 돼지와 다르다. 버크셔 고기는 근섬유가 다른 돼지보다 얇고 많기 때문에 쫄깃하면서 부드럽다. 비계는 수분 함량이 일반 돼지보다 10% 적어서 탄력이 좋다. 요즘 버크셔 앞·뒷다리살로 끓인 돼지국밥이 인기몰이하고 있다. 서울 서교동 옥동식(010-9140-9911)이 대표적. 연희동 카덴(02-3142-6362)은 버크셔 목살 구이로 이름났다.

■두록(Duroc): 붉은 유혹이 강렬하다. 겉모습뿐 아니라 육색(肉色)도 다른 품종의 돼지고기에 비해 붉은빛을 띤다. 근내 지방(고기 속에 고루 퍼져 있는 지방)이 좋아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국내 도입 연도는 1985년으로 빠르지만, 뛰어난 맛에 비해 생산성이 좋지 않아(즉 체중이 빨리 불지 않아) 생산 저변이 확대되지 못했다. 두록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돼지고기 구이 전문점이 늘고 있다. 이촌동 수퍼판(02-798-3848)은 두록 삼겹살을 이용한 '보쌈', 신당동 금돼지식당(02-2231-0561)은 갈빗대가 붙어 나오는 '본삼겹', 통인동 서촌김씨 뜨라또리아(02-737-7786)는 얇게 저민 두록 수육에 참치마요네즈 소스를 올린 이탈리아 요리 '두록 토나토'를 낸다. 먹어보면 두록의 뛰어난 맛을 이해할 수 있다.

■이베리코(Iberico): 이베리아 반도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란 뜻으로, 스페인 흑돼지 품종이다. 사육 방법에 따라 최고급 베요타(bellota)부터 중간급인 세보 데 캄보(cebo de campo), 세보(cebo)로 나뉜다. 베요타는 '걸어 다니는 올리브나무'라고 불릴 만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사료 덕분이다. 최고급 베요타는 흑돼지를 6개월 이상 방목하며 야생 도토리를 먹여 키운다. 이베리코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스페인 햄 하몽(jamon) 생산이 사육의 주목적이다. 따라서 하몽의 원재료인 뒷다리에 충분한 지방이 촘촘히 박히도록 17개월 정도 키운다. 국내에서는 보통 돼지를 6개월 길러 도축한다. 긴 사육 기간으로 인해 이베리코의 삼겹살은 지방이 너무 많아 구이용으론 적합하지 않아 수입되지 않는다. 국내에 구이용으로 수입되는 이베리코는 삼겹살을 제외한 다양한 부위가 있다. 근섬유 사이사이 박힌 지방 맛이 일품이다. 긴 사육 기간을 통해 다른 돼지에서 느낄 수 없는 농축된 감칠맛이 고기에 배어 있다. 청담동 레스토랑 도사 바이 백승욱(02-516-3672)은 메인요리로 이베리코 갈빗살을 이용한 '이베리코 보쌈'을, 서초동에 있는 비스트로 태번38(02-522-3738)은 이베리코 등심으로 만든 '이베리코 폭찹'이 인기 메뉴다.

■제주 흑돼지: 국내 흑돼지를 대표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몸집이 작고 성장이 더디다. YDL이 6개월 사육하면 100㎏ 이상 나가는 것에 비해, 제주 흑돼지는 10개월 사육해도 겨우 70~80㎏ 성장한다. 일반 돼지와 달리 비계가 많지만, 흑돼지의 매력은 비계마저도 맛있다는 것이다. 제주도 내에서 유통하는 것은 교잡종이 많다. 제주 한림읍 상록가든(064-796-8700)에서는 자체 농장에서 사육한 토종 흑돼지를 일주일에 1마리 정도만 판매한다. 목살·삼겹살·앞다리살로 구성한 모음 구이와 뒷다리살로 만든 두루치기를 맛볼 수 있다. 고기 판매도 한다.

■얼룩돼지(YBD): YDL에 랜드레이스 대신 쫄깃한 맛이 좋은 버크셔를 교배했다. YDL보다 성장은 더디나 맛에 중점을 두고 '다비육종'에서 오랫동안 품종 개량했다. 몸에 얼룩이 있어 '얼룩돼지'라 불린다. 버크셔의 얇은 근섬유 특성이 주는 쫄깃함과 보수력에 두록의 마블링 특성이 더해져 씹는 맛이 있으면서 부드럽다. YDL에 비해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맛은 뛰어나다. 경기도 판교 얼룩도야지(031-8017-2840)에서 다양한 부위를 구이로 맛볼 수 있다.

 

 

 

 

 

출처 : 조선일보 (2017.06.01)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31/2017053101970.html

 

 

 

 

 


한돈닷컴 한돈자조금 한돈인증점 한돈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