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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삼겹살 예찬'… 제대로 알고 먹자!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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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데이

 

 

한국인들은 유독 삼겹살을 사랑한다. 이에 대해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굉장히 불행한 역사가 있다”고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말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양돈 농가의 배변물 처리가 문제가 되자, 한국에 일본 수출을 위한 대규모 양돈 산업이 조성됐다”며 “일본에 수출한 돼지 부위는 주로 안심과 등심이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남은 삼겹살, 족발, 머 릿고기 등을 많이 먹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삼겹살의 슬픈 역사’는 정설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부정적이다. 국내 최초 식육 마케터이자 ‘숙성, 고기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의 저자인 김태경 축산경영학 박사는 “삼겹살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후반이고 한국에서 돼지고기를 수출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다. 따라서 그 이야기는 억측”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사람들은 삼겹살과 치킨을 좋아하고, 일본사람들은 돼지고기 등심을 돈까스로 만들어 먹는다.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할까? 사람들은 원래 고소한 기름 맛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기예찬’ 등의 저자인 주선태 경상대 축산학과 교수도 “한국인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고기를 많이 먹지 못했던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다 한번 먹는 지방이 맛있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동물성 지방은 고소하기 때문에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정육점에서 ‘비계 많은 부위’를 찾기도 했다. 삼겹살은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겹살에 슬픈 역사가?
“日에 수출하고 남아 즐겨먹어” 주장 한국인 원래 고소한 기름맛 좋아해
 
‘이전부터 한국사람들은 삼겹살을 좋아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사료도 있다. 1934년 11월3일 발행된 ‘동아일보’의 ‘육류의 조코(좋고) 그른 것을 분간해 내는 법’이라는 기사에는 “도야지(돼지)고기의 맛으로 말하면 소와같이 부위가 만치(많지) 아니하나 뒤넙적다리와 배사이에 잇는(있는) 세겹살(삼겹살)이 제일 맛이 잇다하고 그다음으로는 목덜미살이 맛이 잇다하고…”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삼겹살을 대중적으로 즐겨먹기 훨씬 전부터 한국인들은 삼겹살을 ‘맛있다’고 했던 것이다.
 
옛날부터 맛있었고 지금도 맛있는 삼겹살을 사람들은 좋아하면서도 경계한다. 지방이 많아 비만과 심혈관질환을 부르는 ‘건강의 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돼지가 들으면 억울해할 만한 이야기다. 한국인 비만의 주요 원인은 동물성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또 돼지고기는 포화지방이 43%가량으로 평균 45% 정도인 쇠고기보다 낮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쇠고기보다 높지만 불포화도가 높아 혈관에 쌓이는 양은 쇠고기보다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방 많아 비만의 주범?
돼지고기 포화지방 쇠고기보다 낮아 한국인 비만의 주원인은 ‘탄수화물’
 
삼겹살을 주로 ‘구워’ 먹는 것도 건강에 해로운 이유로 지적된다. 하지만 삼겹살이야말로 구워 먹기 가장 좋은 고기 부위다. 고기가 타면 발암물질인 할로아세틱에시드(HAAs)가 발생하는데 삼겹살은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이 많아 잘 타지 않기 때문에 이 물질도 잘 발생하지 않는다. 주 교수는 “삼겹살 비계에는 비타민D가 풍부하고 깻잎, 버섯, 양파 등과 함께 먹을 경우 과학적으로도 매우 건강한 음식이 된다”며 “매일 삼겹살만 먹는다거나, 삼겹살을 먹으면서 밥이나 면을 같이 먹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주 1∼3회 먹는 삼겹살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바싹 안 익히면 배탈?
전문가 “쇠고기처럼 살짝 익혀도 안전” 도축장 현대화로 기생충 위험은 없어
 
삼겹살에 대한 오해는 또 있다. 바싹 익혀 먹지 않으면 배탈이 난다는, 많은 사람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전문가와 돼지고기 전문점들은 공통적으로 “요즘 돼지고기는 쇠고기처럼 살짝 익혀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한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잔반이나 인분 사료를 먹여 키운 돼지가 기생충에 감염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지만, 배합사료를 먹이고 도축장이 현대화되면서 그런 위험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요즘 돼지고기 전문 식당에서는 신선한 돼지고기를 미디엄 굽기로 구워 내놓기도 한다. 단 자른 고기의 단면에서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집에서 먹을 때는 미디엄웰던으로 굽는 것이 더 안전하다. 그렇다면 삼겹살은 언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있을까. 고기는 도축한 뒤 사후경직이 일어나고, 이후 경직이 풀리면서 효소물질이 발생된다. ‘숙성’이라 하는 이 과정에서 고기의 풍미가 살아난다.
 
언제 먹는게 가장 맛있을까?
삼겹살 도축 7∼10일 정도 가장 숙성 목살 10일·등심은 1주일 때 풍미 최고
 
김 박사는 “삼겹살은 도축한 지 7∼10일 됐을 때 가장 숙성이 잘되고 맛있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구입할 때 도축 날짜를 보고 냉장고에 며칠 더 두었다가 먹어도 좋다”며 “육즙이 빠져나갈 때까지 굽지 말고 미디엄 정도로 구워 먹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돼지고기 부위별로 가장 맛있는 숙성 기간을 연구 중인데, 도축일로부터 목살은 10일, 삼겹살은 2주, 등심은 1주일 때가 가장 풍미가 좋다”고 말했다. ‘맛’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보통 도축한 지 7∼14일의 삼겹살을 미디엄에서 미디엄웰던 굽기로 구워 먹을 때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자, 이제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
 
 
 
 
 
출처 : 세계일보 (2018.02.27) www.segye.com/newsView/2018022700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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