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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시대부터 가축으로 자리매김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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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돼지 사육은 적어도 2천 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특히 돼지는 초식성이나 육식성이 아닌 잡식성으로 사람과 개가 이에 해당된다.

이같은 식성의 다양성은 우리 안에 갇혀 사람이 주는 것을 받아먹게 됨으로써 사람과 같은 잡식성으로 변모하기에 이른 것이라는 추론이 성립된다.

「삼국지 동이전 부여조」에 보면 「나라 안에 군주와 육축의 이름을 딴 여섯 관직이 있는데 이 관직의 명칭은 마가, 우가, 저가, 구가 등이다」

이처럼 돼지는 삼국시대 이전인 고조선시대에 이미 가축으로 자리매김 했음을 엿볼 수 있다.

고대 중국 「예기」에 「임금은 국빈이나 제사가 아니면 소를 잡지 못하고 장관급의 고위관리도 손님이나 제사가 아니면 양을 잡지 못하며, 선비도 함부로 개나 돼지를 잡지 못 한다」고 기록돼 돼지는 주요한 가축이었고, 사육연대가 오래 되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의 고구려 동명성왕 탄생 설화에도 돼지가 등장한다.

「5되 크기의 큰 알이 있어 왕이 이를 버리게 했더니 개와 돼지가 이를 먹지 않음으로 다시 이 알을 길가에 버렸으나 소와 말이 이 알을 피했다」 등 돼지는 예로부터 사람 가까이 살아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맹자는 「닭과 돼지, 개를 기름에 있어 그때를 잃지 않으면 칠십 먹은 노인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돼지의 사육목적은 식용과 제사용이었다.

「수서」에 「백제에는 오곡이 산출되며 소, 돼지, 닭을 많이 기른다」고 명시돼 있다. 백제에서는 소와 돼지, 닭을 많이 길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파루조」를 보면 돼지는 비단 고기의 식용뿐만 아니라 「가죽은 겨울 옷감으로, 기름은 몸에 발라 찬바람을 막는 방한용으로」쓰여 왔다.

돼지가죽을 옷감으로 사용한 것은 「삼국지 위지 동이전 한조」에도 나온다.

「옷감으로 소와 돼지를 길러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당서」에는 「제주도 사람들은 의복으로 개와 돼지가죽을 이용한다」는 구절도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 돼지 사육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고,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 등으로 돼지 사육은 번창하지 않았음이 여러 가지 역사적인 사실에 견주어 유추되고 있다.

고려시대에 발간된 농서는 360여 종이 되지만 농업과 축산부분에 대한 책자가 없고, 1500년대 조선시대로 접어들어 농서가 본격적으로 발간됐고, 이후 양돈에 관한 전문 고농서가 눈에 보인다.

「산림경제<홍만선(1643~1715년)>」에 보면 「돼지우리의 물을 빼는 데는 인이나 신 두 방위에서 해야 돼지에게 좋고, 나머지 방위에서는 모두 흉하다」라고 기록돼 있어 선조들은 돼지우리의 물을 뺄 때도 방위를 가려왔다.

돼지우리를 짓는데 있어서도 길일이 있어 왔다.

작저로 길일은 갑자 무진, 임신 갑술, 경진, 무자, 신묘, 계사, 갑오, 을미, 경자, 임인, 계묘, 갑진, 을사, 무신, 임자일이다.

특히, 돼지우리에 돼지를 넣는 길일은 계미일이고, 좋지 않은 흉일은 무진, 기묘, 경인, 임진, 갑인, 경신일이다.

돼지 선발 요령도 있다.

「어미돼지는 주둥이가 짧고 부드러운 털이 없어야 좋다」라던가 「주둥이가 길면 어금니가 많아서 한쪽에 3개 이상 되는데 이는 살찌우기 어렵기 때문에 기를 필요가 없다」고 하여 불순축에 속했다.

사양관리에 관한 부분도 있다.

예컨대 「새끼돼지때 쌀겨를 주면 잘 자라지 않는다」 「수퇘지 새끼는 어미와 함께 한 우리에 넣으면 안 된다」 「어미와 수퇘지 새끼를 한 우리에 넣으면 장난치기만 좋아하고 먹이를 먹지 않는다」 「암컷 새끼돼지는 한우리에 넣어도 무방하다」 등이다.

「우리는 작거나 더러워도 상관없으므로 조그마한 헛간이라도 눈이나 비만 피할 수 있으면 된다」 「봄철과 여름철에 풀이 돋아나면 수시로 방목하되 겨 같은 것을 매일 주어야 한다」 「8~10월에는 방목하되 사료를 조금씩 주어야 한다」는 기록도 있다.

한편, 「색경<박세당(1676년)>」에 수록돼 있는 비육법을 보면 돼지를 살찌게 하는 방법으로는 「삼씨 2되와 소금 1되를 섞어 10여 차례 찧어 3말 정도와 같이 먹이면 살이 찐다」라고 기록돼 있다.

질병치료에 대한 처방도 있다.

「돼지가 병이 들었을 때는 꼬리를 잘라 피를 내면 즉시 낫는다」

「장역에 걸렸을 때는 무나 무 잎을 준다. 이는 돼지가 즐겨먹는 식물이고 무의 물성이 시원하기 때문에 그 열독을 해소시키며, 또 장·위를 돌려 유통시키는 효능이 있다」 「그러나 돼지가 이를 먹지 않을 경우에는 치료하기 어렵다」등이다.

한편, 가축에 관한 고농서는 54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에서 축산에 관한 고농서는 29종, 또한 돼지에 관한 농서는 13종으로 집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