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소스로 맛낸 돼지고기 샌드위치 `입소문`
뉴욕 메츠구장엔 간장맛 닭튀김 샌드위치 인기
▲ 마이애미 멕스 타코 도그
미국은 야구의 나라다. 미국에서 야구는 농구, 미식축구와 함께 3대 프로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즐기는 오락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오락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미국 야구장에서는 '야구를 보기 위해 먹는지, 먹기 위해 야구를 보는지' 헛갈리는 장면들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먹기 좋아하는 야구팬들의 특징을 '마케팅 9단'인 프로구단이 놓칠 리 없다. 미국 전역에 산재한 지역 프로구단과 홈구장은 나름대로 특색 있는 음식을 내놓고 손님 끌기에 나선다. 올해도 지난달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전국 야구장이 일제히 신메뉴를 선보이고 마케팅을 시작했다.
야구장 음식들은 구단이 속한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하여 개발한 메뉴도 있고 그 지역 주민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메뉴도 있다. 히스패닉이 많은 텍사스 애리조나 등 남부 지역 구단들은 타코 부리토 등 멕시코 음식들을 변형한 메뉴들이 많고,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플로리다 등 바다에 접한 지역 야구장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음식들이 많다.
그래서 야구장마다 메뉴가 각자의 개성이 넘친다. 미국 각 야구장의 대표 음식들을 맛보기 위해 전국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도 생겨날 정도다.
대표적으로 마이애미 말린스 구장의 올해 신메뉴는 바로 '마이애미 멕스 타코 도그'다. 야구장 음식의 대표 격인 핫도그를 변형한 것으로 핫도그 빵 대신 멕시코 음식인 토르티야에 소시지를 넣었다.
워싱턴DC 내셔널스팀 홈구장인 내셔널스파크의 대표 메뉴 핫도그는 아예 이름부터 홈팀의 이름을 따서 지은 '내츠 도그(Nat's dog)'다. 야구장 음식답게 야구 헬멧 모양의 그릇에 담아 내놓거나 아예 야구공 모양을 본떠서 만든 음식들도 있다.
한국 선수들이 진출한 구단의 홈구장 메뉴들도 독특하다. 박병호 선수가 뛰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홈구장인 타깃필드는 올해 '클럭&무(Cluck & Moo)'라는 새 메뉴를 선보였다. 닭날개 튀김과 치즈 샐러리 페페로니 올리브를 순서대로 꼬치에 끼우고 묽은 토마토주스와 함께 내놓는다. 오승환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더 힐 미트볼 콘(The Hill Meatball Cone)'을 출시했다. 아이스크림콘에 아이스크림 대신 미트볼을 채우고 소스를 뿌린다.
▲ 코리안 프라이드 포크 밸리 샌드위치
강정호 선수가 소속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PNC구장에는 '크래커 잭 & 맥 도그'라는 메뉴가 있다. 핫도그에 캐러멜 소스를 뿌리고 팝콘과 땅콩버터 그리고 절인 고추를 곁들인다. 미국 음식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지만 오직 피츠버그 PNC구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은 야구장 음식에도 한류 바람을 몰고왔다. 한국인 관중이 대거 몰리면서 한국인 입맛을 겨냥한 음식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야구장 한류 음식의 대표 주자는 '코리안 프라이드 포크 밸리 샌드위치'다. 구운 돼지고기 샌드위치에 익힌 파인애플과 고추장 소스를 얹어서 내놓는다. 미국의 유명 요리사인 앤드루 짐먼이 개발하여 더욱 유명해졌다. 코리안 프라이드 포크 밸리 샌드위치가 입소문이 나자 미국의 여러 야구장들이 신메뉴로 도입했다. 이 샌드위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인 시티즌뱅크파크를 비롯해 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인 쿠어스필드, 보스턴 레드삭스의 펜웨이파크, 등에서 맛볼 수 있다.
뉴욕 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에는 '스파이시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가 새로 나왔다. 한때 메츠에서 서재응 선수가 활약했지만 지금은 한국인 선수가 없다. 하지만 뉴욕에 워낙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어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한국 입맛이다. 샌드위치 패티로 닭튀김을 넣은 것인데 튀김옷에는 고추장과 간장이 배어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출처 : 매일경제 (2016.06.02) http://news.mk.co.kr/newsRead.php?no=395553&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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