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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물복지 인증 '선진 제일종축' …청정돼지 농장 실감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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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육 농장 최초 인증 획득
악취無·오염無·질병無…'3無' 농장
ICT 스마트팜 기술로 원격 제어
'선진포크 바른농장' 제품 출시
하남 스타필드 식품관서 선봬
 
 
(이천=포커스뉴스) "돼지가 편하게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누워있는 걸 보면 압니다. 누워있다는 건 편하다는 증거예요"
 
 
지난 5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선진 제일종축 농장. 조승현 생산팀장의 설명대로 운동장형 군사 구석구석에 누워있는 돼지들이 가장먼저 눈에 들어왔다.
 
 
축산식품전문기업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은 오는 8일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브랜드 '선진포크 바른농장'을 출시한다. 하남 스타필드 식품관에서의 정식 출시를 시작으로 수도권 이마트 지점으로 유통할 예정이다. 기자는 '바른농장' 유통물량을 책임질 돼지농장 제일종축을 지난 5일 방문했다. 
 
 
2016.09.05 <사진제공=선진>
 
 
제일종축은 국내 최초의 동물복지 인증 농장은 아니다. 그러나 브랜드육으로서 유통 물량에 부합할 정도의 사육 규모를 갖춘 대규모 농장으로선 처음이다. 제일종축은 지난해 11월, 1만 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규모 양돈농장으로는 최초의 동물복지 축산농장인증을 획득했다.
 
 
선진 제일종축 농장은 1974년 설립된 대형 농장으로, 총 8만5000평 부지에 1만6000마리의 돼지를 사육 가능한 8개 돈사로 구성됐다. 2011년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을 겪고 난 뒤부터는 유럽식 친환경 돈사로 거듭났다. 악취·오염·질병 없는 '3無' 농장을 모토로 삼았다.
 
 
◆동물복지로 돼지의 스트레스 최소화
 
기자가 처음 방문한 곳은 갓 태어난 새끼와 어미돼지(모돈)가 함께 생활하는 분만파트. 이곳의 어미돼지들은 스톨(Stall·가축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감금형 우리) 안에서 새끼들에게 젖을 빨리고 있었다. '동물 복지라더니 스톨 사육…?'
 
기자의 의문에 답하듯 조승현 생산팀장은 "스톨이 없으면 새끼들이 어미돼지에게 깔려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양돈농장 동물복지 인증 기준에 따르면 동물 복지는 스톨 사육을 금지하지만, 어미돼지와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교미 후 약 3~4주간의 기간엔 예외를 두고 있다. 조 팀장은 "유럽에서도 출산 직후 어미돼지와 새끼돼지들의 스톨 사육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고 정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물복지 농장의 불가피한 스톨 사육인 만큼 기존의 스톨보다 훨씬 넓어보였다. 어미돼지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끼돼지들은 스톨 아래 빈 공간을 통해 드나들 수 있어 운신 공간이 어미돼지보다 훨씬 넓었다. 주로 다큐멘터리에서 봐왔던, 몸을 옴짝달싹 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일반 돼지농가 스톨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2016.09.05 <사진제공=선진>
 
 
장소를 이동해 임신돈들이 한데 모여 먹고 자는 돈사로 가니 넓고 개방된 형태의 운동장형 군사를 볼 수 있었다. 돼지는 이 곳에서 잠자리와 배변자리를 나누고, 소규모 그룹을 이뤄 생활하는 기본 습성을 유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도 대폭 줄어든다.
 
 
물론 단점도 있다. 돼지를 넓은 공간에 풀어놓고 기를 경우 돼지들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나 돼지가 상처를 입기도 하고, 가장 힘 있는 돼지가 먹이를 독식해 영양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조 팀장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돼지의 서열을 고려해 급이(給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돼지 간 싸움에 대해선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시킨다"고 부연했다.
 
 
◆ICT 스마트팜 기술로 똑똑하게
 
제일종축은 돼지의 귀에 RFID(Radio Frequency Identity·무선주파수식별)칩을 장착해 돼지를 일괄 관리하고 있었다. RFID칩을 장착한 돼지가 급이 기계 안으로 진입하면 기계는 센서로 돼지가 들어왔음을 인식하고 사료 60g씩을 쏟아낸다. 돼지는 자신이 먹고 싶은 만큼 사료를 먹을 수 있다. 배가 부르면 급이 기계에서 나가는 식으로 식사를 멈출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루에 어느 돼지가 몇 kg의 사료를 섭취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 개체의 사료섭취량을 통제할 수 있다(무게 250kg의 건강한 돼지는 하루에 약 6~7kg의 사료를 섭취한다). 이 모든 정보는 중앙 서버에 저장되며, 만약 돼지가 하루라도 먹이를 먹지 않았다면 다음날에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돼지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료 사료 급이기 컨트롤패널. 2016.09.05 <사진제공=선진>
 
 
제일종축은 농장의 온도와 습도를 원격으로 조절하고 있었다. 땀샘이 없는 돼지는 온도와 습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돈사 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동물복지 인증 기준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또 분뇨 등으로 더러워진 환경을 정기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암모니아 농도가 증가해 돼지의 건강을 해치곤 한다.
 
 
기자가 제일종축을 찾은 날 온도계는 23℃를 가리키고 있었다. 제일종축은 평균적으로 온도 20~25℃, 습도 70%를 유지한다. 또 암모니아 온도는 양돈농장 동물복지 인증 기준(25PPM)보다 훨씬 낮은 1~5PPM 정도를 유지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1만 마리가 넘는 돼지를 사육하면서도 현장 직원은 15명 정도다.
 
 
◆악취無·오염無·질병無…'3無' 농장
 
제일종축의 또 다른 특징은 농장과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이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는 점. 농장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코를 찌를 듯한 악취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선진 관계자는 "돼지농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꼽힌다. 농장을 운영할 때도 제일 무서운 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라며 "환경 정화시설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실제로 기자가 체험해 본 결과, 돼지 분뇨로 인한 '코를 찌를 듯한 악취'는 돼지를 직접 눈으로 볼 때를 제외하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제일종축은 전 농장을 2중 밀폐구조로 만들어 농장 내부 공기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하고 있었다. 환기구로 모인 악취는 수압, 황산화, 소나무 3중 필터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다. 조 팀장은 "건물 전체가 거대한 공기청정기"라고 비유했다.
 
 
악취정화시스템 외관. 2016.09.05 <사진제공=선진>
 
 
또 제일종축의 오폐수 정화 시스템은 기존 농장들의 8단계 정화 시스템을 확장시킨 13단계의 활성 오니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기자가 눈으로 확인한 결과, 정화를 모두 거친 폐수는 투명할 정도로 맑았다.
 
 
제일종축은 방역에도 철저했다. 일주일 중 월요일 하루만 사전 신청 절차를 거친 외부인의 출입을 허락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겨울철(10월)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아예 불가능하다. 또 축사로 들어가기 위해 방역 단계별로 속옷까지 갈아입고 샤워를 해야 했다. 옷과 장화는 모두 전날 소독을 거친 것들이었다.
 
 
선진은 동물복지야말로 한국 축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봤다. 선진 이범권 총괄회장은 "현재 세계적인 축산물의 추세는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FTA 등 시장 개방의 시대에 농·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동물복지는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한국 축산업의 과제"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진은 향후에도 동물복지 축산 식품의 정착과 유통 확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송은경 기자 songss@focus.kr
 
 
 
 
 
 
 
 
 
 
출처 : 포커스뉴스 (2016.09.07) http://www.focus.kr/view.php?key=2016090600170004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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